blurring boundaries: 한복을 꺼내다

  • 국에서 활동 중인 재미교포 의상 디자이너,
    현대 한복의 오늘을새롭게 선보이는 시도
  • 전통 한복의 특징과 활용에 관해 온지음 옷공방과
    긴밀하게 2여 년을 연구한 작품을 소개
  • 고유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지금’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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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쓰개를 시작으로 배자(2007), 유니폼(2010), 포(2013), 저고리(2016), 바지(2019)로 이어진 아름지기의 의문화 기획 전시는 올해 한복 그 자체를 조명하고자 한다. 지난 20여 년에 걸친 노력은 한복의 전통을 올바르게 고증하는 노력을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창작자에게 풍부한 영감의 원천을 제공했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한복에 대한 연구와 고민을 모색하는 하나의 이정표를 보여준다.

 

오늘 아침 바깥을 나설 채비를 할 때, 옷장에서 손이 먼저 가는 옷이 한복일 수는 없을까. 평범한 날이든 특별한 날이든 쉽게 꺼내 입을 수 있는 한복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답을 찾고자, 이번 전시는 전통을 재현하는 장인의 손과 현대에 새롭고도 친근한 시각을 구현하는 의상 디자이너가 만나 긴밀하게 공명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가는 여정을 담았다.

 

참여작가 크리스티나 김은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의상 디자이너다. 세상과 사물, 사람을 관습이나 규정, 이분법적 사고로 대하지 않는 자유로운 창작자이자 예술가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시간과 손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자투리 천조차도 홀대하지 않고 소중히 모아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데에 활용하는 그는 환경을 보호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노동과 시간, 정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작가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나라마다 고유한 수작업 과정을 수용하며 옷을 만들어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 옷공방과 조선시대 한복을 연구했다. 당대 여성들의 속옷과 원삼, 할머니의 속치마와 저고리, 아름지기 컬렉션인 조선시대 남성 배자와 18세기 등거리, 배자 등이 주요 연구 대상이었고, 이를 토대로 현대적 한복 디자인을 제안한다. 15세에 미국으로 이주한 크리스티나 김에게 한복은 디자인적 모티프가 아니라 그 자체로 당연한 우리의 옷이었을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쩌면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서 보지 못했던 우리 옷의 가능성을 편견 없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발견할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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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rring boundaries: 한복을 꺼내다》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현대의 생활방식에 맞춰 크고 작게 변화한 한복을 제안한다. 크리스티나 김과 온지음 옷공방이 2여 년 동안 전통과 현대, 그리고 지역의 경계를 느슨하게 풀어낸 결과물들로, 지금 당장 입고 어딘가로 나가도 어색하지 않은, 이제야 비로소 천천히 ‘진화’하는, 바로 우리 옷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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